e01e0d84234743a76b488bccda5fb2ff_1496627
 

쥐센으로 이사를 한 후부터 계속 와 쇼핑백 끈을 끼우고 계시다

할머닌 87세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 돈을 벌고 할머니 혼자 있는데 우리 공장서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집이 있다
아침일찍부터 공장에 와 쇼핑백 끈도 끼고 스티커도 붙이고 나름 하루를 분주하게 보내고 계시다

18세 이하는 절대로 근무를 시키지 말라 하는데 딱히 뭐 80세 이상은 하지말라 할 수 도 없고 한데 말을 들어보니
할머닌 우리 공장서 일 하시는게 즐겁다 한다

종일 다른 할머니랑 함께 수다를 떨어야 하는데 지겹기도 하고 와서 끈이랗도 껴 조금이랗도 돈을 벌면 손주들 왔을 때 돈이랗도
조금씩 줄 수 있어 다행이라 한다 (이거 전에 블로그에 한번 쓴 내용 같은데...)

할머니가 말을 하면 난 못알아 듣는다
중국은 땅이 넓다 보니 지방별로 방언 그니깐 사투리가 있는데 젊은 사람이 이곳 사투리로 말하면 대충은 알아 듣는데 나이드신 분이 말을 하면 절대 못알아 듣는다

할머니와 몇 마디 하는데 시간이 없다한다 지금 끈을 끼고 바로 끝나면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데 속도가 안난다 한다
이건 뭐 대충 내가 알아 들은 말인데 바쁘다 종일 공장서 할머니는

중국서 쇼핑백 공장을 해서 좋은 몇가지는 두루두루 중국을 알아 간다는 것이다
십여년 넘게 중국을 왔다갔다 했지만 중국을 안다는게 이제 10%도 못 아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거의 비슷하다

할머니 말이 시간이 없다는 걸 난 또 내 나름으로 해석을 한다

시간이 없다

뭘 준비하고 시작을 하려는데 잘 안된다 이게 혼자 하는게 아니다 보니 혼자 빠른 걸음으로 갈 수 도 없고 함께 가야 하는데
그게 또 쉽지가 않다

뭔들 쉽겠나?

조금 전 우리 중국 사장이 와 일본 출고가 이번주가 아니고 다음주로 미뤄 질 것 같다 한다 난이도가 조금 있어 속도가 나질 않는다구
어제까지만 해도 이번주 출고 가능 하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'뿌하오 이즈'라는 메일을 또 써야 할 듯 하다

시간이 없다